오늘은 "힘들 때 위로 방법"에 대한 이야기를 나눠볼게요. 긍정을 강요받아 불편한 당신에게...^^ 가을에 이런 생각해 보셨나요? 단풍나무는 저마다 다른 속도로 물들어가고 한 나무의 잎조차도 물드는 속도가 다른데, 왜 사람들은 서로의 다른 인생 시간과 속도를 존중해주지 않을까?
"긍정"을 강요받을 때 : 지금은 내 감정이 더 중요해
우리는 힘들고 슬픈 상황에 빠진 사람들을 위로하고, 그 상황에서 하루빨리 건져내주고 싶은 욕구가 있습니다. 그 의도는 참으로 순수하고 좋은 마음이죠. 힘들어하는 친구를 자꾸 밖으로 불러내서, 신나는 분위기 속에서 함께 어울리며 잠시나마 고통을 잊게 해주기도 하죠. 가족이 힘들어하면, 그 힘든 부분을 어떻게든 빨리 해결해주고 싶어서 다방면으로 노력하는 경우도 많아요.
때론 이런 방법이 잘 통할 때도 있습니다. 하지만 그렇지 않은 경우도 있죠. 긍정의 상태를 강요받는다고 느낄 때가 있지 않나요? 내 마음 상태는 전혀 그렇지 않은데, 긍정 폭격기를 날리면 어떨까요? 공감받지 못하는 마음은 그저 답답하고, 결국 듣기 싫은 소리가 되어 대화를 회피하고 싶어질 뿐이죠.
때와 장소에 맞지 않는 옳은 말 대잔치, 긍정 폭격기는 듣는 사람에게 상처가 될 수 있습니다. 긍정의 힘은 분명 강하고, 긍정적 마인드를 지니는 것은 분명 좋은 습관입니다. 하지만 스스로 선택하고 행동하되, 나와 다른 상태에 있는 사람에게 함부로 강요하는 것은 좋지 않아요. 나와 다른 그들의 시간과 속도를 존중하는 자세가 필요합니다.
넌 힘들 때 어떤 위로받고 싶어?
사람을 위로해 주는 건 꽤나 힘든 일입니다. 엄청난 감정적 에너지 소모가 일어나는 일이죠. 힘들 때 위로 어떻게 하는 게 좋을까요? 어떤 위로는 별것 아닌데 그냥 참 편하고 좋고, 어떤 위로는 상대방의 마음은 알겠지만 괜히 불편한 경우가 있습니다.
▶ MBTI의 F(감정형)+미니멀리즘 위로 어때?
제가 경험한 가장 좋은 위로는 솔직 담백하고, 심플한 위로였습니다. MBTI의 F(감정형)+미니멀리즘을 결합한 정도랄까요? MBTI의 F(감정형)와 T(사고형)를 나눠 이분법적으로 말하는 건 좋아하지 않지만, 예를 들기 위해 사용해 보겠습니다.
"정말 힘들었겠다, 네가 정말 고생이 많았네, 어떻게 그 시간을 견뎠어? 네가 얼마나 힘들었을지 난 상상도 못 하겠어, 나라면 못 견뎠을 것 같아, 너무 무섭고 힘들었겠다." 이런 느낌의 위로입니다. 무언가 해결해 주려는 태도가 없는, 솔직 담백한 위로가 가장 좋더라고요. 길게도 할 필요 없습니다. 그냥 진심을 충분히 담은 몇 마디면 충분하더라고요.
그리고 "내가 어떻게 위로해줘야 할지 정말 모르겠어. 힘내.."라는 말에도 솔직 담백하며 진정성이 느껴져서 참 좋았어요. 정말 위로를 어떻게 해줘야 할지 모르겠다고 느낄 때가 분명 많잖아요? 그럴 때 미사여구를 남발하며 화려하게 포장된 말보다, 솔직한 감정 그대로를 표현해 주니까 참 듣기가 좋더라고요.
또는 "그래서 그때 넌 어떤 기분을 느꼈어? 자세히 한번 얘기해 봐. "라는 말도 참 좋아요. 상대방이 있는 그대로의 감정을 꺼내서 말할 수 있고, 그 자체로 많은 해소가 되기 때문이죠. 듣는 사람은.."아... 그랬구나, 저런, 어떡해, 에구... 어휴..." 이런 추임새만 적절히 넣어줘도 충분해요.
이렇게 감정을 고스란히 인정받는 위로를 받게 되면, 참아왔던 눈물이 왈칵 쏟아지기도 합니다. 자신의 감정을 누군가 고스란히 읽어주거나, 내가 말할 수 있게 꺼내주면 속에서 참았던 게 터져 나오는 경우가 많아요. 중요한 것은 그것을 매번 타인에게 바라지 말고, 쌓여서 폭발하기 전에 스스로에게 미리미리 해주는 것입니다.
▶ MBTI의 T(사고형)+맥시멀리즘 위로 어때?
반대로 듣고 나서 괜히 마음이 불편해지는 위로는 문제 해결에 중심을 두는 경우였습니다. MBTI의 T(사고형)+맥시멀리즘을 결합한 느낌이었죠. 문제 해결 위로가 절대 나쁘다는 뜻은 아닙니다. 꼭 필요한 위로 방법이죠. 때와 상대에 따라 다를 뿐입니다.
"이렇게 해보는 건 어때? 이 방법은 써봤어? 누구는 이런 이런 방법을 사용해서 해결되었다고 하던데." 하면서 계속 여러 가지 누구에게 들은 얘기를 길게 열거하고, 방법을 계속 제시하는 경우였습니다.
사실 누군가가 해결해 줄 수 있는 문제가 아닌데, 해결해 주고 싶어서 노력하는 마음은 참 고맙죠. 여러 사례를 들어서 이 사람은 이랬고, 저 사람은 저랬고... 하면서 남의 얘기가 길어질수록 이미 위로받는 느낌에선 저만치 멀어져 가는 거죠.
문제를 겪는 당사자가 가장 많은 고민을 했고, 이미 수많은 방법을 시도해 봤을 겁니다. 그런데 거기에 "이렇게 해봐, 저렇게 해봐." 하면서 가볍게 툭툭 던질 때는 솔직히 일일이 대답하는 것도 입 아픈 것 같아요. 힘들고 지친 사람의 에너지 상태로 그렇게 대꾸를 하는 것조차 기 빨리는 일이 될 수 있습니다. 그리고 위로와 충고는 엄연히 다르니 조심할 필요가 있겠죠.
그리고 상대방을 즐겁고 웃게 만들어주고 싶다고 "웃긴 영상"을 계속 보내는 경우가 있는데요. 힘든데 좀 보고 웃으라고 보내는 의도야 어찌 나쁘다고 할 수 있을까요. 그게 정말 도움이 되는 경우도 분명히 많습니다. 하지만 그 상태가 해결되지 않은 사람에게 자꾸 그런 영상을 보내면 마음이 불편할 수밖에 없습니다.
힘든 사람의 현상태에서 빨리 벗어나게 해주고 싶은 노력은 고맙지만, 때에 따라서는 그것이 매우 불편하고 강요받는 느낌으로 다가올 수 있습니다. 그 상태에 있는 사람은 거쳐야 할 단계가 분명히 있어요. 충분히 경험하고 충분히 감정을 느끼고 넘어가야 하는데, 그 모든 과정을 건너뛰고 마지막 종착지로 빨리 옮겨주려고 하는 건 좋은 방법이 아닐 수 있습니다.
▶ 내게 필요한 위로 부드럽게 표현하기
부드럽게 내가 받고 싶은 위로를 먼저 표현하는 것도 좋은 방법입니다. 영혼 없고 마음 없는 위로도 있겠지만, 그렇지 않은 경우 그 의도는 모두 선하고 도움 주고 싶은 마음일 겁니다. 때론 감정적인 공감이 필요할 때가 있고, 어느 때는 직접적인 문제 해결에 도움 되는 방법들이 필요할 때가 있고, 다 필요 없고 그냥 같이 웃고 떠들고 노는 게 필요할 때가 있잖아요.
상대방이 눈치껏 센스 챙겨서 해주길 바라지 말고, 필요할 때는 부드럽게 웃으면서 요구하면 또 사람들은 그대로 잘해줍니다. 그리고 그렇게 만족할 때 상대방은 또 기뻐하고 좋아합니다. 무엇보다 타인과 시간, 속도가 다른 나만의 알록달록 다양한 감정을 있는 그대로 충분히 느끼고 머물며 자기수용하는 연습을 꾸준히 하는 게 좋겠죠.
마무리
여기까지 "긍정을 강요받는 건 불편해, 힘들 때 이런 위로가 더 좋아"라는 주제로 힘들 때 위로 방법에 대한 개인적인 의견을 나눠봤습니다. 여러분은 어떻게 느끼셨나요? 나의 우주와 저 사람의 우주가 다르고, 흐르는 시간이 다르고, 속도가 다르기 때문에 사람마다 느끼는 감정이 다른 것도 자연스러운 일입니다. 지금의 상태, 현재에 충분히 머물렀을 때 다음 챕터로 이동할 수 있는 거죠.
긍정적인 생각이 좋고, 부정적인 생각은 나쁘다는 관념에 빠져 긍정에 집착하다 보면, 자신의 부정성과 타인의 부정성도 쉽게 수용하지 못합니다. 그래서 자꾸 상대방에게 강요하게 되죠. 그건 자신이 긍정의 상태에 머무는 것이 아니라, 부정성을 억압하고 있기 때문이에요.
부정적인 감정을 인정한다고 해서 거기에 잡아먹히지 않더라고요. 오히려 정반대로 해소가 되어, 진정한 긍정마인드에 머물 수 있는 에너지가 생깁니다. 진짜 긍정마인드는 내 안에 부정성도, 타인의 부정성도 편안한 마음으로 있는 그대로 바라볼 수 있는 상태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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